한때는 서울대 공대가 연대 의대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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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kills 댓글 0건 조회 6,409회 작성일 11-12-05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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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평소에 학생들 학과선택 진로상담을 할 때 하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유행하는 학과에 가는 것은 위험하다"



10-20년 주기로 학문에도 유행이 있어서 전공자가 과잉공급되기도 합니다.

얼마 전에 아래 신문기사를 봤는데 놀랍게도 제가 평소에 상담하던 내용과 거의 비슷합니다.



http://cnews.mt.co.kr/mtview.php?no=2011111809203129502&type=&



"한때는 서울대 공대가 연대 의대보다 높았다"

인기학과 판도 상전벽해… "최소 10년 내다보고 대학 및 학과 결정해야"

머니투데이 배준희 기자 |입력 : 2011.11.18 17:04|





국내 한 증권사 IT부문 5년차 이모 대리(31)는 최근 고3 사촌동생이 입시설명회에서 얻어왔다는 대입배치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2000년 지방 국립대 컴퓨터공학과에 입학한 이 대리는 자신의 모교 학과가 배치표에서 하위권으로 밀리고 진학 당시만 해도 비슷한 등급의 지방 의대, 수의예과 등이 상위권에 포진한 것을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 대리는 "당시 수능 점수가 370점대(400점 만점) 중반이었다"며 "지역 의대에도 합격할 수 있었지만 큰 고민 없이 장학금을 받고 컴퓨터공학과로 갔는데 불과 10년만에 인기학과 판도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 대리의 지적처럼 대입배치표의 인기학과는 순위 변동이 심하다.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이 달라지고 청년층의 직업선택 기준이 바뀌면서 인기학과도 달라져 왔다.



◇50~60년대, 농대·화학 계열 최고 인기

1950년대는 농업이 곧 국부였다. 부가가치를 기준으로 농립·어업이 전체 산업생산의 절반(47.3%) 가량을 차지했다. 당시 제조업은 10%에 불과했다. 그런 만큼 1950년대 전국의 인재들은 농대와 광산학과 등으로 몰렸다. 이같은 인기판도는 1960년대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박정희 정권이 경제개발을 본격 추진하면서 이에 필요한 인력을 공급하는 공대의 인기가 급상승했다. 경제개발 초기단계인 60년대에는 화학공학과와 섬유공학과로 수험생이 몰렸다. 당시 정부가 노동집약적인 섬유산업과 식량자급에 필요한 비료산업을 집중 육성하면서 학과 서열에도 영향을 미친 것.



◇70년대 중화학 관련 학과, 80년대 전자공학과 1등'

1970년대 정부의 경제정책 우선 목표는 수출주도형 중화학공업 육성이었다. 자본집약적 중화학공업 투자와 중동건설 붐을 타고 기계공학과와 건축공학과 등이 인기학과로 급부상했다. 최근과 다른 70년대의 특징중 하나가 지방국립대의 강세현상이다. 70년대만 해도 지방 수재들은 지방국립대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았다. 부산대 상대의 예비고사 지원가능 점수는 연고대 상대와 비슷했고 충남대 사회계열은 연세대 인문계열에 뒤지지 않았다.



경북대 법대 72학번 출신의 한 검찰 서기관은 "우리 때만 해도 서울대가 아니면 경북대와 부산대로 가는 게 당연한 분위기였다"며 "요즘 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격세지감을 절감한다"고 회고했다.



70년대 인문계에서는 당시 권력의 핵심을 차지했던 '파워엘리트' 배출기관으로 육군사관학교의 인기도 하늘을 찔렀다.



1980년대에 삼성그룹이 반도체에 본격 투자하면서 전자공학과가 최고 인기학과로 자리매김했다. 1980년대 한 일간지에 실린 서울대 입시사정표에는 전자공학과과 가장 상위였다. 다음으로 기계공학과와 의예과, 전산, 제어계측, 항공, 기계설계, 화공 등의 순이었다. 물리학과 등 서울대 자연계열 학과가 연고대 의예보다 상위였다.



◇90년대 컴퓨터공학과 인기↑, 2000년대 의대 '광풍'

1990년대에는 국민소득 향상과 더불어 한의예과가 '반짝' 인기를 누렸다. 경희대 한의예학과는 서울대와 연세대 의예학과와 어깨를 겨뤘다. 동시에 IT열풍으로 정보통신 관련 학과들에도 인재들이 몰렸다. 90년대 배치표에서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전자공학과가 의예과와 동일한 등급을 받았다. 포스텍(포항공대)과 카이스트도 전국 대부분 의예과보다 높았다.



이같은 학과 서열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를 계기로 새롭게 재편됐다. 대기업들이 자본집약적 설비투자로 전환하고 '평생직장' 개념이 사라지면서 전문성과 안정성이 학과 선택의 기준으로 부상했다. 이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지방대 의예과가 서울대 공대와 자연대를 앞질렀다. 의대의 인기는 여전하지만 의료서비스시장 개방과 대규모 의료인력 배출로 아성이 도전받고 있다.



여성인력의 전문직 진출붐을 타고 교대와 사범대의 위상도 서너단계 올라섰다. 2000년대 후반에는 삼성과 두산 등이 인수한 대학들이 명문으로 부상했다. 삼성과 두산 그룹 취업 기대감으로 성균관대 공대와 중앙대 경영대의 커트라인이 상승추세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50년대이후 인기학과 판도는 우리나라 산업 패러다임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입시생들은 적어도 10년후 한국경제의 주력산업을 내다보고 학과를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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