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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쓰다보면 데이터가 좋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학술지(SCI) 논문을 작성하기 보다는 데이터에서 최대한 의미를 찾아서 국내학술지 논문을 작성하곤 합니다. 아마 많은 국내 연구자들이 국내논문을 쓰는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그러나 환경분석/모니터링 분야에서는 국내학술지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국내 환경문제는 대부분 국지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즉, 외국사람들은 전혀 관심이 없는 연구가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해당 지역 주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연구입니다. 그러므로 국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데 굳이 국제학술지 논문을 작성할 이유가 없으며, 가급적 국내학술지 논문을 작성하여 국내연구자들이 더 많은 정보를 접하고 해당 지자체나 중앙정부에서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 실질적으로 국내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의 연구자 평가시스템 특히 이공계 연구중심대학에서는 국내학술지 논문은 아예 연구실적 평가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환경연구자들이 실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보다는 SCI 논문을 위한 연구를 하는 경우가 많고, 국내 학술지 수준이 낮은 결과를 초래하고 있습니다. 국내학술지 논문은 대충 써도 된다는 듯, 습작 수준의 문장들로 가득찬 논문을 투고하는 대학원생들과 연구원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오타. 띄어쓰기 오류, 엉터리 그림과 표들로 가득찬 논문을 학회에 제출하는 것은 교신저자(지도교수나 연구책임자)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비록 교신저자가 논문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더라도 논문의 제 1저자는 본인의 명예를 걸고 최선을 다해서 제대로 "글쓰기"를 해야 합니다.



방학하고서 몇 주 동안 논문 세 편 정도를 작성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두 편이 국내학술지 논문입니다. 승진하는데 하등의 도움이 되지 않는 논문들이지만, 작성하는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다들 휴가 떠나는 시기에 조용히 논문 쓰는 것이 진정한(?) 피서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