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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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kills 댓글 0건 조회 1,820회 작성일 18-10-10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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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입니다"

90년대 후반 서울대 가톨릭 학생회 단체 티셔츠에 있던 문구입니다. 포항공대에 가서도 몇 년 잘 입었던 옷인데, 그 때는 막연하게 '성경 구절을 인용한 말인가? 이웃을 사랑하면 예수님의 사랑을 알 수 있다는 것인가?'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 문구는 성경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조선 시대 윤한준의 "知則爲眞愛 愛則爲眞看 看則畜之而非徒畜也"라는 문구를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1권 서문에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에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고 인용한 것입니다.



환경 연구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같은 논문을 읽더라도 아는 만큼만 보입니다. 논문 내용을 이해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어떻게 새롭게 해석하고 내 연구에 응용할 수 있는지는 학생이 얼마나 아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새로운 분야 논문 한 두 편 읽으면 제대로 모르지만, 최소 10편 정도를 읽으면 큰 흐름을 알 수 있습니다. 세세한 연구방법(분석법, 통계처리)을 얼마나 잘 알고 있으냐에 따라서도 논문 이해도가 다릅니다. 현장 경험 유무에 따라서도 논문 이해도가 달라집니다. 컴퓨터로만 해당 지역 모니터링/모델링 결과를 해석하는 것과 연구 지역에 직접 방문해서 지리적 조건을 파악하는 것은 결과 해석을 하는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이 결과를 어떻게 해석할 지 모르겠다고 얘기하기 전에, 비슷한 연구 논문과 보고서를 얼마나 많이 검토했는지 되돌아 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는 만큼 보이기 때문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랑하면"이라는 전제입니다.

억지로 해야 하는 연구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관심을 갖고 좋아 하는 연구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석사과정과 박사 초년차까지는 본인이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연구 경험이 없는 학생들은 스스로 연구 주제를 찾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대부분 지도교수님 관심사 위주로 연구주제를 정하게 됩니다. 연도별 연구과제 수주에 따라서 달라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박사 2년차 정도가 되면 지난 몇 년 동안의 연구경험을 바탕으로 스스로 해 보고 싶은 연구를 제안할 수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수행하는 연구과제가 아니라도 흥미로운 연구주제라면 얼마든지 진행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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