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 현장경험의 중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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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kills 댓글 0건 조회 1,358회 작성일 20-10-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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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굴뚝 도시인 포항에서 7년 동안 공부했고, 울산에서는 12년째 살고 있습니다.

포스코에서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행하느라 포항제철소에 있는 대부분의 대형 굴뚝에 올라갔습니다. 광양제철소뿐만 아니라 타 도시 소재 제철소에서도 대기모니터링을 했습니다. 다이옥신 시료채취를 하느라 여러 도시의 소각장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포항공대 출신 중에서 저보다 제철소를 비롯한 산업도시 곳곳을 누비며 온갖 지점에서 시료채취를 한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앞으로도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 대학원생들에게 이런 연구를 시키면 자퇴한다고 할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지만, 학위과정 중의 경험이 지금 울산에서 다양한 환경 연구를 하는데 중요한 자산이 되고 있습니다. 꼭 현장에 나가지 않아도 특정 현장 상황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환경오염 현장에 방문해서 직접 시료를 채취하고, 분석장비로 오염물질을 분석하고, 모델이나 통계기법을 적용해서 결과를 해석하는 세 단계를 경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러 회의를 통해 공무원과 전문가를 만나고 있는데, 실제로 현장 경험이 없는 분들이 책과 논문으로만 공부하고, 이런 저런 요구를 합니다. 한 번도 제대로 실험을 해보지 않은 분들이 분석결과 정도관리를 이야기합니다. 꽤 오래 전에 모 사무관께서 이상적인 말씀한 하시기에 "소각장 굴뚝 올라가 보셨냐? 다이옥신 실험 구경이라도 해보셨냐? 우리 연구실에서 일주일만 실험해 보시면 지금 하신 말씀을 못하실거다"라고 했습니다. 환경전공자 중에서도 환경오염을 책으로 배운 분들이 꽤 있습니다. 보통 이런 분들이 자문을 하게 되면 비 현실적인 요구를 합니다.



지금 우리 연구실 학생들은 굴뚝에 올라가는 연구를 하지는 않지만, 일반 환경대기, 토양, 물 시료채취는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당장 귀찮고 번거로운 일이지만 학위과정 중에 경험하지 못하면 평생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환경모니터링 연구의 전과정을 배울 수 있고, 연구결과가 궁극적으로는 우리나라 환경정책에 반영될 수 있고, 사람과 환경/우리 모두를 위한 연구를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갖고 연구를 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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