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이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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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kills 댓글 0건 조회 3,674회 작성일 12-10-20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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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가 되면 직접 실험할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강의준비, 논문작성, 외부자문, 연구과제 수행 등 박사과정이나 포닥 과정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화학과나 생물학과에는 직접 실험을 하는 교수님들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마 제가 석사과정 중에 했던 규모의 미생물 실험은 지금도 주말에 시간을 내면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제 연구그룹에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 야외에 나가서 시료를 채취하고 몇 주에 걸쳐서 전처리하고 기기분석하고 결과를 해석하는 일이기 때문에 교수가 직접 실험하기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합니다.



그렇다보니 교수는 본인이 하고 싶은 연구를 대학원생을 통해 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만약 대학원생이 매우 똑똑하거나 자발적인 동기부여가 된 학생이라면 단기간에 이러한 연구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 지도교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요즘은 중상위권 대학에 임용되는 교수님들의 학력과 연구실적이 상향 평준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상위권 대학에 임용되었다고 해서 정말 대단한 실적이 있는 것이 아닐 때도 있고, 능력과 실적은 인정되지만 교수 자리가 없어서 비교적 수준 낮은 대학에 임용되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비슷한 실력의 교수님들이 각자의 대학에서 5-10년이 지났을 때의 연구격차는 실로 엄청나게 벌어지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지도교수가 그다지 열심히 노력하지 않아도, 연구실에 똑똑하고 열의가 있는 학생들이 많으면 전 세계적인 연구흐름을 읽고 좋은 연구논문을 작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공계 기피현상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좋은 대학원생을 받기 점점 어려운 세상이 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에서 교수들에게 요구하는 연구수준은 높아만 갑니다. 신진교수들에게는 점점 힘든 세상이 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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