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연구실 구성원에 대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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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kills 댓글 0건 조회 2,615회 작성일 14-01-01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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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새 2014년의 첫 날입니다.

이제 UNIST 부임 6년째가 되었습니다. 부임 4년차였던 2012년부터 연구과제 규모가 커지고 연구실 인원도 점차 안정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홈페이지 사진 게시판을 보면 2009년부터 지금까지 어떻게 연구장비와 인원이 증가했는지, 어떤 주요 행사가 있었는지 우리 연구실의 역사가 한 눈에 들어옵니다. 앞으로 5년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기대도 되고 걱정도 많이 됩니다. 특히, 아래 신문기사와 같이 한국연구재단에서 지원하는 개인연구과제 선정률이 상당히 낮아지는 추세입니다. 연구비가 있어야 포닥과 학생들을 모집할 수 있고, 그래서 연구실적이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또 연구비 신청을 해야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라도 연구과제를 수주해야 하는 형편입니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3122937251



많은 교수들이 SCI 논문에만 신경을 쓰고 한글논문이나 보고서 작성에는 관심이 적습니다. 교수 평가 시스템이 SCI 논문만을 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연구분야에서는 SCI 논문보다 한글논문과 보고서가 환경부와 울산시 등의 환경정책 수립에 더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내국인이 아무도 안 읽는 SCI 논문보다, 제대로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것이 환경오염저감과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연구실에서는 보고서 작업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연구비 금액이 터무니 없이 적을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과제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당장에는 본인의 석박사 학위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더라도 상당히 다양한 주제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프로그램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면 장기적으로 본인의 연구능력을 향상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연구실은 비록 울산이라는 지역에 위치하고 있지만,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과의 연계 등은 수도권에 있는 어느 연구실에 못지 않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전국과 동북아시아 지역은 물론 북극과 남극 연구도 할 수 있는 인적 네트워크도 있는 상황입니다. 부임 초기에는 어쩔 수 없이 울산을 대상으로 한 지역적인 연구를 주로 수행했지만, 점차 연구대상지역을 넓게 가져갈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연구실 생활에 대한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우리 분야는 가장 까다로운 기기분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석사과정이 독자적인 연구를 수행하기가 상당히 어렵습니다. 최소 1년 이상 혹은 석사과정 내내 선배들 실험을 돕고 연구과제 보조를 하면서 기초를 쌓아야 합니다. 이 과정이 육체적으로도 또 정신적으로도 힘듭니다. 그러나 이 위기를 극복하면, 본인 스스로 석사과정 2년 동안 참 많은 것을 배웠다는 뿌듯함이 남게 됩니다. 또한, 박사과정에 진학하게 되면 본인 스스로 독자적으로 연구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됩니다. 연구실 생활이 동아리 활동처럼 재미있지도 않을거고, 군대처럼 선후배 위계질서 하에서 온갖 심부름과 잡일을 해야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기간은 길게는 30년 이상이 될 연구자의 길과 짧게는 박사학위를 받게 되는 6년 정도의 기간으로 보자면 결코 긴 시간은 아닙니다.



2014년, 과학자로서 큰 성장을 할 수 있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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