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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얼마 전에 연구 자문회의를 하다가 토양오염의 특성을 다른 연구자들께 설명했습니다. 이 내용을 조금 더 풀어서 설명합니다. > > 우리 연구실에서는 대기오염을 주로 연구하고 있지만, 토양, 퇴적물, 하천수 등 다양한 환경매체에 대한 연구도 하고 있습니다. > 여러 환경매체 중에서도 토양은 가장 쉽게 채취할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에 연구를 시작하는데 부담이 적습니다. 예를 들어, 대기시료를 채취하려면 여러 장비를 오래 사용해야 하고, 건물 옥상에도 올라가야 하므로 시료채취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표층 토양시료를 채취하려면 모종삽과 지퍼락만 가져가서 마음껏 이곳저곳에서 시료를 채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토양은 대기, 물, 퇴적물과 비교하면 복잡하게 구성된 비균질 매체라서 실험과정과 결과해석이 까다로울 수도 있습니다. > > 토양 중 오염물질 농도는 시료채취 지점의 영향을 아주 크게 받습니다. > 복잡한 매체라서 몇 걸음 옆에서 채취하더라도 성상이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토양 입경의 크기와 구성 성분이 다양해서 토양 종류에 따라서 오염물질의 거동 양상이 다릅니다. 따라서 한 지점에서 시료를 채취하더라도 동서남북 방향의 세부 시료를 합해서 나름대로 대표성 있는 시료를 채취해야 합니다. > > POPs와 같은 비극성/반 휘발성 유기오염물질은 토양 유기물에 흡착되는 성질이 있습니다. 그래서 POPs의 토양오염 연구를 할 때는 유기물량(OM)이나 총 유기탄소(TOC)를 꼭 분석해야 합니다. 수업시간에 항상 강조하는 내용입니다. 일단, 토양오염은 대부분 오랜 기간 대기침적으로 발생합니다. 그러므로 토양이 많이 오염된 지역은 대기오염도 심하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예를 들어, 같은 양의 대기오염물질이 두 지점에 침적되었는데(즉, A와 B 지점의 대기오염도는 동일), A 지점 토양 중 오염물질 농도는 100 ng/g이고, B 지점 토양 중 오염물질 농도는 50 ng/g이라고 가정합시다. 이 결과만 보면 A 지점 토양이 더 오염이 되었으니까 A 지점에서 대기오염이 더 심했다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 지점과 B 지점 토양의 유기탄소가 각각 20%와 10%라고 하면, 유기탄소량으로 표준화한 농도는 두 지점 모두 500 ng/g OC로서 동일합니다. 즉, A 지점 토양의 오염물질 농도가 B 지점 농도보다 높은 이유는 더 많이 오염된 것이 아니라, 토양에 유기물이 많아서 오염물질을 더 많이 저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유기오염물질의 토양 농도 분포를 해석할 때는 유기탄소량으로 표준화하여 타 지점보다 확연하게 높은 농도를 보이는 곳이 실제로 많이 오염된 지점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물론 이 방법이 절대적으로 오염 정도를 판단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토양 성상에 따라서 실제로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침적되었지만, 강우 세척이나 다양한 기상 현상으로 농도가 낮아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POPs와 같이 물에 잘 녹지 않고 대부분 유기물에 결합하는 오염물질을 연구할 때는 유기탄 소량을 반드시 검토해야 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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